[축구] 이강인과 하극상의 부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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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이강인과 하극상의 부메랑
  • 홍경석 편집국장
  • 승인 2024.02.21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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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령은 왕명보다 중요하다”

하극상(下剋上)은 계급이나 신분이 낮은 사람이 예의나 규율을 무시하고 윗사람을 꺾고 오름을 뜻한다. 평소 대인관계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는 하극상은 특히 전시에는 심각한 후과를 동반했다.

즉결처분(卽決處分)까지 가능했기 때문이다. 어쩌면 ‘즉결 처형’과 동격인 이 처분은 사법 절차를 거치지 않고 신속하게 제재를 가하는 것을 지칭한다. 죽이거나 죽이는 것과 다름없는 경우는 ‘즉결 처형’이라고 했다.

즉결처분은 주로 전장에서 이뤄졌다. 오왕 합려(闔閭, 기원전 514년 ~ 496년)는 중국 춘추전국시대 오나라의 제24대 임금이며, 춘추 5패의 한 사람으로 꼽기도 한다. 오왕 합려가 손무(孫武)의 용병술을 시험하고자 궁녀 180명을 내주며 훈련시키도록 지시했다.

손무는 합려가 가장 아끼는 궁녀 둘을 대장으로 세워 훈련을 시켰다. 그러나 궁녀들은 훈련에 따르지 않고 장난처럼 여겼다. 그러자 손무는 군령을 세우기 위해 궁녀 둘을 처형하도록 하였다.

합려가 용서해 줄 것을 간청하였으나 손무는 “군령은 왕명보다 중요하다”고 말하며 사형을 집행하였다. 그리고 다시 다음가는 궁녀를 뽑아 대장으로 삼고 훈련을 시키자, 비로소 모든 궁녀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고 한다.

여기서도 볼 수 있듯, 당시 궁녀들의 경거망동(輕擧妄動)은 분명 하극상의 범주에 속했다. 한국의 대표적 하극상 역사 주인공이 전두환이다. 1979년 12월 13일 아침, 충격적인 소식이 들려온다.

정승화 육군참모총장이 박정희 대통령 피살 당시 김재규와 공모했다는 혐의로 체포된 것이다. 그를 체포한 사람은 당시 합동수사본부장으로 있던 전두환 보안사령관이었다.

소장이었던 전두환이 대장 정승화를 불법적으로 체포한 군(軍) 사상 초유의 하극상이자 군사 반란이었다. 전두환이 대중 앞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건 10.26 사건 중간 수사 발표를 위해서였다.

당시에도 예사롭지 않은 눈빛을 가지고 있던 그는 대중들의 입장에서는 뜬금없는 등장이었지만 사실 물밑에서부터 차근차근 권력의 중심으로 향하는 단계를 밟고 있었다.

5·16 쿠데타 당시 육사 생도들을 동원하며 박정희 대통령의 눈에 띄었던 군인이 전두환이었다. 이후 박정희 대통령의 정계 진출 제안까지 거절하며 군에 남아 충성을 보인 전두환은 군 내 박정희를 위한 사조직 ‘하나회’를 만들어 본격적인 권력 쟁취 행보를 이어갔다.

그러더니 결국 박정희 대통령 시해 사건 이후 하극상까지 일으키며 정권을 탈취했다. 그런데 하극상은 부메랑이라는 사달을 수반하기 마련이다.

프랑스 축구 매체 ‘프렌치풋볼위클리’는 한국 축구 대표팀 내분 사태를 “포위된 이강인, 한국·PSG 모두에 재앙”이라고 보도했다.

한국 언론 보도 등을 인용해 한국 축구 대표팀 내분 사태를 상세히 전한 이 매체는 “월드클래스 선수(손흥민)와 격돌한 이강인은 ‘포위’돼 있다”며 “그는 국내외에서 어떠한 지지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이강인에게 투자했던 일부 스폰서들이 그를 놓아주기 시작했다”며 “그를 광고모델로 사용한 몇몇 회사들은 이 사건 이후 그를 광고에서 제외시키려 하고 있고, 심지어 계약 해지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한국의 많은 축구 팬들이 그에게 분노하고 있다”고 했는데 냉철하게 잘 봤다고 분석했다. 이강인은 한참이나 선배인 손흥민에게 하극상을 일으켰다. 이 뉴스에 관한 누리꾼의 많은 댓글 중에서 하나만 소개한다. ->

“국민들은 아무리 실력이 뛰어난 선수라도 인성이 안 되는 선수는 국가대표의 자격이 없음을 보여준 거라고 생각한다. 국가대표는 실력과 더불어 인성이 바탕이 되어야 국민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다.

아무나 국가대표 되는 거 아니다. 손흥민 선수가 주장으로서 저런 소리도 못하는 조직이라면 주장이 뭔 필요가 있나? 중요한 경기 하루 전에 하극상이라니 그냥 넘어갈 일은 아닌 것 같다. 이강인은 국가대표에서 영원히 퇴출시키고 군 면제도 취소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나는 통성명 뒤 한 살만 연상이어도 금세 “형님”으로 예우한다. 기고만장(氣高萬丈)과 안하무인(眼下無人)의 이강인에게서 하극상의 부메랑을 보았다. 자업자득(自業自得)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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