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와 인생] 민망한 초심 불변(初心不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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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와 인생] 민망한 초심 불변(初心不變)
  • 홍경석 편집국장
  • 승인 2024.02.21 05: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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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의 망부석(望夫石)

“술이 한 잔 생각나는 밤 같이 있는 것 같아요

그 좋았던 시절들 이젠 모두 한숨만 되네요

떠나는 그대 얼굴이 혹시 울지나 않을까

나 먼저 돌아섰죠 그때부터 그리워요

사람이 변하는 걸요 다시 전보다 그댈 원해요

이렇게 취할 때면 꺼져버린 전화를 붙잡고

여보세요 나야 거기 잘 지내니 여보세요 왜 말 안 하니

울고 있니 내가 오랜만이라서 사랑하는 사람이라서

그대 소중한 마음 밀쳐낸 이기적인 그때의 나에게

그대를 다시 불러오라고 미친 듯이 외쳤어

떠나는 그대 얼굴이 마치 처음과 같아서

나 눈물이 났어요 그때부터 그리워요

사람이 변하는 걸요 다시 전보다 그댈 원해요

이렇게 취할 때면 바뀌어버린 전화번호 누르고

여보세요 나야 거기 잘 지내니 오랜만이야 내 사랑아

그대를 다시 불러오라고 미친 듯이 울었어 우-

여보세요 나야 정말 미안해 이기적인 그때의 나에게

그대를 다시 불러오라고 미친 듯이 외쳤어“

2003년에 발표한 임창정의 <소주 한잔>이다. 비가 내렸던 어제도 술이 고팠다. 오후 5시에 몇몇이 만나 마시기로 했으나 그 중 한 사람이 갑자기 방향을 트는 바람에 김빠진 맥주 거품이 되었다.

약속되었던 술자리가 사라지는 것처럼 주당을 슬프게 하는 게 또 없다. 그렇다고 해도 혼술은 맛이 없는 법. 전화하여 막역한 후배를 꼬드겼다. “우중필주, 아니 ‘우강필주’라고 오늘 한잔할까?”

그러나 선약이 있다며 “‘아임쏘리’라고 했다. 하는 수 없어 꾹 참다가 아내가 잔다며 자기 방으로 들어간 다음에 냉장고를 열었다. 평소 주량은 소주 2~3병. 그러나 어제는 감기가 여전히 낫지 않아서 반병만 스트레이트(straight)로 마셨다.

꿀꿀했던 기분이 금세 ‘맑음’으로 치환되었다. 평소 술을 좋아한다. 주변에 술친구가 시글시글하다. 하지만 술은 음식과 같아서 그날그날 컨디션에 맞춰 술친구 역시 선별하는 게 술맛도 좋아진다.

아무튼 올해로 술을 배운 지 어언 50년이 되었다. 따라서 2024년 올해는 개인적으로 기념비적인 해인 셈이다. 그동안 마셔댄 술값만 따로 세워놓는다 해도 아파트 열 채 이상은 탕진했다는 게 ‘아내의 폭로’이다.

며칠 전에도 술 약속이 있어 나가는데 아내의 지청구가 그만 뒷덜미를 잡았다. ”오늘도 늦게 들어올 거야?“ ”1차만 마시고 올게.“ ”항상 말은 그렇게 하지. 아무튼 당신이 작년에 마신 술이 도대체 며칠인 줄 알아?“

”내가 그걸 어떻게?“ ”자그마치 280일이야, 이 웬수야!“ 아내는 내가 술을 마시고 늦는 날엔 꼭 그렇게 가계부에 기록을 했다나 뭐라나. 어쨌든 술을 마시면 기분이 좋아진다.

그 이유는 술을 마시면 뇌에서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되기 때문이다. 도파민은 쾌감, 즐거움, 행복감 등을 느끼게 해주는 물질로, 술을 마시면 일시적으로 도파민 분비가 증가하여 기분이 좋아진다.

술을 마시면 뇌의 억제력이 감소하는데 억제력은 행동을 조절하고, 감정을 조절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스트레스가 해소되면서 긴장이 풀리고,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 역시 술이 주는 자신감이다.

그렇지만 술을 마시면 위와 같은 긍정적인 효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술을 많이 마시면 건강에 해롭고, 사고나 범죄 등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따라서 술을 마실 때는 적절한 양을 마시고, 술을 마신 후에는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술을 마시면서 친구나 동료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는 것도 좋다. 오늘도 새벽에 일어나 가볍게 아침 식사를 했다.

설거지하면서 어제 마셨던 소주잔부터 깨끗이 씻어 아내 모르게 제 자리에 넣었다. 그러나 소주잔은 나에게 빈정댔다.

”아무리 그래봤자 당신의 엊저녁에 마신 술의 흔적 지우기는 고작 감풀(썰물 때에만 드러나 보이는 넓고 평평한 모래벌판)에 불과하다고. 어차피 발각된다는 말이야.“ ”......“

위 <소주 한잔>의 가요 가사에서 방점이 찍히는 곳은, 술을 마시면 ‘사람이 변하는 걸요’이다. 그렇지만 나는 50년째 부동의 망부석(望夫石)이다. 술을, 또한 아내를 여전히 초심 불변(初心不變)으로 사랑하니까.

내가 봐도 참 못 말리는 술꾼이다. 이러니 술 회사는 망할 이유가 없으리라. 그런데 술 회사에서는 일등 공신 주당인 나한테 지금껏 그 어떤 표창장이나 술 회사 발전 유공자라는 칭찬조차 입을 닫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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