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경석 칼럼] 기증과 투기
상태바
[홍경석 칼럼] 기증과 투기
  • 홍경석 편집국장
  • 승인 2024.02.12 07: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책이라고 다 책이 아니다

존경하는 교수님이 머나먼 이국땅 대학에서 한국어 보급으로 국위선양에 구슬땀을 흘리고 계신다. 얼마 전 현지 대학생 돕기 장학금을 모금하기에 소액을 기부(寄附)했다.

그렇게 십시일반 성격으로 모금된 금액이 400여만 원이 되어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며 감사하다는 글이 회원 단톡방에 올라왔다. 그랬는데 이번엔 도서 기증 캠페인을 한다기에 어제는 책을 골랐다.

생각 같아서는 20권 이상을 보낼까 했지만, 외국으로 보내는 우편 발송료가 예상보다 고액이어서 10권으로 축소했다. 아무튼 외국으로 보낼 책인지라 나름 엄선하면서 그동안 억눌러왔던 것을 느꼈다.

그건 바로 ‘책이라고 다 책이 아니다’라는 새로운 사실의 발견이었다. 책은 지식과 경험을 전달하는 매체로, 인류의 역사와 함께 발전해 왔다. 그러나 모든 책이 가치 있는 것은 아니다. 책의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은 다음과 같다.

■ 내용의 충실성: 책의 내용이 충실하고, 독자에게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는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내용이 부실하거나, 독자에게 불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책은 가치가 떨어진다.

■ 저자의 전문성: 저자가 해당 분야에 대한 전문 지식을 가지고 있는지,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독자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 독창성: 책의 내용이 독창적이고, 기존의 지식과 다른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는지 여부를 점검해야 옳다.

■ 문장의 완성도: 문장이 명확하고, 논리적으로 구성되어 있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 대중성: 책이 대중적으로 인기가 있고, 독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지 여부도 가늠해야 할 항목이다.

■ 시대적 가치: 책이 시대적 상황과 요구에 부합하는지, 시대적 가치를 담고 있는지를 고려해야 한다.

■ 디자인: 책의 디자인이 독자의 시각적 만족도를 높이고, 책의 내용을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지 여부를 검토해야 하는 것도 필요하다.

책을 선택할 때는 이러한 기준을 고려하여 자신에게 필요한 책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책을 읽는 것은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확장하고, 삶의 지혜를 얻는 데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나는 거짓말 1%도 안 보태고 그동안 만 권 이상의 책을 읽었다. 덕분에 책을 한 권 펼치면 얼마 지나지도 않아 그 책의 가치를 3등분으로 나누는 혜안까지 길렀다.

예컨대 ABC급 내지 상중하(上中下)로 구분(분류)하는 것이다. 당연한 논지겠지만 ABC와 상중하라는 표현은 동격(同格)이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ABC(상중하)의 삼분법 중 A는 ‘정말 잘 쓴 책’이고, B는 ‘그저 그런 책’이며, C는 “과연 이걸 책이라고 쓴 거야?”라며 심지어 분노까지 유발케 하는 저질의 책이라는 주장이다.

상식이지만 책을 한 권 발간하자면 돈이 꽤 들어간다. 노력과 정성은 말할 나위도 없다. 어쨌든 외국 학생들이 본다는 책이라니 선별에 신경을 썼다. 그러면서 병행한 것은 C급에 속하는 책을 무더기로 쓰레기통에 버렸다는 사실이다.

즉, 기증과 투기의 교차로에서 평소의 소신을 서슴없이 실천한 것이다. 기증(寄贈)은 선물이나 기념으로 남에게 물품을 거저 줌이므로 양질의 책 또한 그에 필적하는 것이 타당하다. 반면 투기(投棄)는 가치가 없기에 ‘내던져 버림’이기에 미련을 둘 필요조차 없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