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효[ fermentation]&역사
상태바
발효[ fermentation]&역사
  • 김승수 기자
  • 승인 2024.01.20 09: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발효

발효의 전통적인 (고전적인) 정의는 "미생물(눈으로 볼수 없는 아주 작은 생물 : 세균,효모)이 무산소 조건에서 사람에게 유용한 유기물을 만드는 과정"을 말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효모균의 알코올 발효와 젖산균의 젖산발효다.

효모균이 발효에서 만드는 알코올(에탄올)은 효모균에게 독성을 나타내고 젖산도 젖산균의 생장을 억제한다.

즉 자신들이 원해서 만드는 것이 아니고 무언가 다른 목적을 이루기 위하여 부산물로 이들이 생성되는 것이다.

미생물에게 발효는 필요 악

해당과정은 원핵세포인 대장균부터 사람에 이르기까지 동일한 과정으로 진행되는데 산소를 직접적으로 필요로 하는 반응이 없다.

그러나 최종 산물인 pyruvate(피루브산)는 다시 산화와 분해반응을 거치며 여러 개의 NADH와 FADH를 생성하면서 이산화탄소로 제거된다.

그리고 NADH와 FADH는 전자전달계를 통하여 다량의 ATP를 생성하면서 각각 NAD와 FAD로 재생되고 자신이 필요한 반응에 다시 작용한다.

 

바로 전자전달계의 마지막 생화학반응에 산소가 필요하며 이 산소는 수소를 받아 물로 전환되어 (2H2+O2=2H2O) 우리들이 호흡하면서 배출된다.

산소가 없으면 역으로 전자전달계가 작동되지 못하고, 이어서 NADH와 FADH는 NAD와 FAD로 재생되지 못하며, 따라서 세포 내부에 더 이상 NAD와 FAD가 존재하지 않게 된다.

물론 사람은 당연히 산소공급이 없으면 죽지만, 일부 미생물들은 발효라는 과정을 거쳐 무산소 환경에서도 생존한다.

젖산균은 산소가 없는 환경(정확하게 표현하면 산소농도가 극히 적은 환경)에서 서식하며 해당과정에서 ATP를 얻는다.

산소가 없으므로 세포질의 NAD는 모두 NADH 상태로 전환되었고, 더 이상 기질로부터 수소를 제거하는 산화 반응을 수행할 NAD가 없다.

따라서 ATP도 합성할 수 없는데, 젖산균은 위의 반응에서 생성된 NADH의 수소 두 개를 피부르산에게 전달하고 NAD를 재생시킨다.

 

이때 피루브산은 젖산이 되며, 재생된 NAD는 산화반응에 참여하여 전체적인 해당과정을 계속 진행시킬 수 있다.

효모균은 피루브산에서 이산화탄소(CO2)를 제거하여 생성된 아세트알데히드(acetaldehyde)에 NADH의 수소를 전달하여 NAD를 재생시키고 아세트알데히드는 에탄올로 전환시킨다.

이 반응에서 우리에게 유용한 젖산과 에탄올이 생성되었으므로 "발효"라고 부르며, 동일하게 유기물이 생성되는 반응이라도 냄새와 독성 등으로 사람이 이용할 수 없는 물질이 생성되면 "부패"라고 한다.

발효와 동일하게 산소가 없는 환경에서 에너지를 얻는 미생물 중에는 산소를 사용하지 않는 전자전달게를 활용하여 정상적인 전자전달계에 비하면 적은 양이지만 ATP를 생성하는 반응을 수행한다.

이들은 산소 대신 질산염 (NO3-), 황산염(SO4--) 또는 탄산염(CO3--)을 사용하는 비교적 짧은 경로의 전자전달계를 활용한다.

 

발효의 넓은 의미 - 호기성 발효

다양한 미생물의 대사기능을 분석하고 이들을 활용하여 우리에게 유용한 물질을 생산하는 산업이 개발되었는데 항생물질, 아미노산, 그리고 유기산 및 다양한 유기물들이 포함된다.

그런데 이들은 무산소 환경에서 이러한 유기물들을 생산하는 것이 아니고 산소를 충분히 공급하면서 얻기 때문에 발효라는 의미를 넓혀서 "미생물을 이용하여 우리가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유기물을 얻는 반응"으로 확대되었다.

 

발효 이용의 역사

신석기 시대부터 술을 만들기 위해 발효를 사용해 왔다.

이에 대한 기록은 기원전 7000~6600년 사이에 중국 지아후의 문서, 기원전 5000년 인도의 아유르베다에 많은 약용 포도주에 대한 언급, 기원전 6000년의 조지아, 기원전 3150년의 고대 이집트, 기원전 3000년 바빌론, 기원전 2000의 스페인 정복 이전의 멕시코 기원전 1500년의 수단에서 찾아볼 수 있다고 한다.

발효 식품은 유대교와 기독교에서 종교적으로 중요하다. 발트 신화에 등장하는 "Rugutis"는 발효의 신으로 숭배받았다.

 

실험실에서 연구 중인 루이 파스퇴르

1837년에 카냐르 드 라 투르(Charles Cagniard de la Tour), 테오도어 슈반(Theodor Schwann), 프리드리히 트라우고트 퀴징(Friedrich Traugott Kützing)은 현미경 관찰을 통해 효모가 출아법에 의해 생식하는 생물이라는 결론을 내린 논문을 독자적으로 발표했다. 

슈반은 효모를 죽이기 위해 포도 쥬스를 끓인 다음 새로운 효모를 다시 첨가할 때까지 발효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러나 앙투안 라부아지에를 비롯한 많은 화학자들은 발효를 단순한 화학 반응으로 간주하여 살아있는 생물이 발효에 관여할 수 있다는 개념을 거부하였다.

이것은 '생기론'으로의 복귀로 여겨졌고, 유스투스 폰 리비히와 프리드리히 뵐러는 익명의 출판물에서 이를 풍자하였다.

1850년대와 1860년대에 루이 파스퇴르가 슈반의 실험을 반복하고, 일련의 연구를 통해 발효가 생물에 의해 개시된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 발효 연구의 전환점이었다.

1857년에 파스퇴르는 젖산 발효가 생물에 의해 일어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1860년에 파스퇴르는 세균이 우유의 산성화를 일으킨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전에는 우유의 산성화가 단지 화학적인 변화일 뿐이라고 생각되었었다.

그리고 미생물이 식품 손상을 일으킨다는 것을 확인한 파스퇴르의 연구는 저온살균법(pasteurization)을 이끌어냈다. 

프랑스의 양조 산업의 발전을 위해 노력한 파스퇴르는 1877년에 《맥주에 관한 연구(Etudes sur la Bière)》라는 발효에 관한 유명한 논문을 발표하였고, 1979년에 《발효에 관한 연구(Studies on fermentation)》라는 제목으로 영어로 번역되었다. 

파스퇴르는 발효를 "공기가 없는 생명"이라고 정의했지만(현재의 관점에선 잘못된 정의), 

특정 유형의 미생물이 특정 유형의 발효 및 특정 최종 산물을 야기한다는 것을 정확하게 보여주었다.

살아있는 미생물의 작용의 결과로 발효가 일어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은 획기적이었지만, 발효 과정의 기본적인 성질을 설명하지는 못하였다.

파스퇴르를 포함한 많은 과학자들은 효모에서 발효 효소를 추출하는데 실패했다.

1897년 독일의 화학자 에두아르트 부흐너는 발효 효소를 추출하는데 성공하였는데, 부흐너는 효모를 갈아서 효모 추출액을 얻은 후, "죽은" 효모 추출액이 마치 "살아있는" 효모와 흡사하게 설탕 용액을 발효시켜 이산화 탄소와 알코올을 만드는 것을 보고 크게 놀랐다.

부흐너의 발효 과정에 대한 연구 결과는 생화학의 시작으로 간주된다.

비조직화된 발효 효소들은 조직화된 것처럼 행동했다. 이때부터 효소(enzyme)이라는 용어는 모든 발효물에 적용되었다.

그런 다음 발효가 미생물에 의해 생성된 효소에 의해 유발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부흐너는 자신의 연구성과를 인정받아 1907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했다.

미생물학 및 발효 기술의 발전은 현재까지 꾸준히 계속되어 왔다.

예를 들어, 1930년대에는 물리적, 화학적 처리로 돌연변이가 된 미생물이 높은 수율, 빠른 성장, 산소 부족에 대한 내성, 보다 농축된 배지를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균주 선택과 잡종화 기술 또한 개발되어 대부분의 현대 발효 식품에 영향을 미쳤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