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그 허무함의 페이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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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그 허무함의 페이소스
  • 홍경석 편집국장
  • 승인 2024.01.15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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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중독에서 완전히 탈출하길

믿었던 아들이 마약에 손을 댔다. 충격을 받은 아버지는 112에 신고하여 아들을 구속해달라고 간청했다. 마약퇴치 운동가로 변모한 남경필 전 경기지사 이야기다.

오늘 자 신문에서 그의 인터뷰 기사를 보면서 ‘정치, 그 허무함의 페이소스(pathos)’를 느꼈다. 남경필 전 경기지사 아들은 결국 2년 6개월 형을 확정받았다.

그러나 아버지 남경필의 얼굴은 밝았다. "비록 감옥에서지만 치료를 제대로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마약은 한번 빠지면 헤어나기 힘들다. 자신의 의지로는 끊을 수가 없다. 제 아들도 끊었다 다시 손대기를 반복했다. 이걸 끊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 공권력이다. 일단 사회에서 격리돼야만 치료받을 길도 열린다.”라는 남 전 지사의 토로에서 새삼 마약의 중독성과 심각성을 절감했다.

5선의 국회의원 거듭 당선과 경기지사 역임이라면 대선주자급 정치인으로 체급을 키운 셈이다. 하지만 그는 이제 정치에서는 완전히 은퇴했다고 거듭 밝혔다. 이어지는 그의 토로가 이를 증명한다.

- “정치하는 아버지를 둬서 그런가, 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 이른 나이에 (아들을 외국에) 유학을 보낸 것도 후회했다. 정치인 아버지의 지역구에 있는 초등학교·중학교에 다니니 두 아들이 무척 힘들어했다. ‘너네 아빠 나쁜 사람이래’ 하는 말에 친구들과 싸우고 돌아오기도 하고. 그래서 유학을 보냈는데….” -

아내와의 이혼도 거론했다. - “(전략) 전처의 이혼 사유가 정치인의 아내로는 더 이상 살 수 없다는 것이어서 아이들도 엄마를 자유롭게 살게 해주자는 데 동의했다. ‘그동안 살아줘서 고마웠다’고 서로 맞절하며 헤어졌다.” -

지인이 정치를 하다가 이제는 혐오증까지 걸려서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고 했다. 정치와 연관된 사자성어에는 멋지고 근사한 표현이 쏟아진다.

애민정신(愛民精神)은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을 뜻함이다. 위민정치(爲民政治) 역시 백성을 위한 정치라는 뜻이다. 세상을 바르게 하는 것이 정치라는 뜻을 지닌 정자정야(政者正也)도 간과할 수 없다.

그렇지만 그 정치도 이면을 보면 모든 상황이나 사물에는 서로 반대되거나 대립되는 두 가지 성질이 존재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동전의 양면’이라는 야누스의 민낯이 웅크리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아무리 높은 권세라도 10년을 가지 못한다는 뜻을 내포한 권불십년(權不十年)과 세상 사람들을 속여 정신을 홀리고 세상을 어지럽힌다는 뜻을 지닌 혹세무민(惑世誣民)도 정치의 범주이기 때문이다.

남경필 전 경기지사 아들이 마약 중독에서 완전히 탈출하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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