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경석 칼럼] 다람쥐 30%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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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석 칼럼] 다람쥐 30%의 비밀
  • 홍경석 편집국장
  • 승인 2024.01.11 0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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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부터 먼저

이따금 산에 오른다. 산에 오르면 기분이 ‘좋음’으로 치환된다. 이처럼 기분이 좋아지는 이유는 자연의 소리와 냄새, 풍경 등을 느끼며 마음이 편안해지기 때문이다.

등산은 유산소 운동으로, 심장과 폐 기능을 강화하고 체지방을 감소시키는 효과도 있다. 체력이 부족하여 산을 오르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정상에 올랐을 때의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또한 산에 오르면 일상에서 벗어나 휴식을 취할 수 있으며 마음이 편안해지고 머리가 맑아진다. 산은 계절마다 다양한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봄에는 꽃이 피고, 여름에는 푸른 숲이 우거지며, 가을에는 단풍이 물들고, 겨울에는 눈이 내리는 등 자연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는 또 다른 극장이다. 등산 중 반가움을 더욱 느끼는 것은 영리한 동물로 소문난 다람쥐를 만나는 것이다.

그런데 다람쥐는 ‘저축의 동물’이다. 다람쥐는 먹이인 도토리를 저장하는 습관이 있다. 땅에 굴을 파고, 그 안에 먹이를 저장한다. 또 다람쥐는 먹이를 저장한 장소를 기억하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서 먹는다.

유비무환(有備無患)의 똑똑한 녀석이 아닐 수 없다. 다람쥐는 사회적인 동물인 까닭에 무리를 지어 생활하며, 서로 상호 작용을 한다.

그런데 다람쥐는 자신이 저장해 둔 도토리의 30%만 파먹고 나머지는 그냥 땅에 묻어둔다. 덕분에 이듬해 봄, 새로운 참나무가 발아하는 데 있어 일등 공신의 역할에서도 으뜸이다.

그 바람에 산은 사람이 심지도 않은 참나무가 산에 빽빽하게 들어차는 이유를 제공하는 참 감사한 동물이기도 한 것이다. 참나무는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배출하여 대기를 정화하는 역할을 한다.

뿌리가 깊게 뻗어 토양을 고정시키고, 잎과 가지가 토양을 보호하여 토사 유출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이는 산사태나 홍수 등의 자연재해를 예방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참나무는 표고버섯의 재배에 적합한 나무이기도 한데 표고버섯은 맛과 향이 좋으며, 건강에도 좋은 식품이다. 혹자는 자신이 저장해 둔 도토리의 30%만 파먹는 현상에 대하여 다람쥐는 머리가 나빠서 자신이 땅에 묻었던 도토리를 다 찾지 못하는 것이라고도 한다.

그러거나 말거나 다람쥐의 이 같은 이타적(利他的) 행동을 나는 ‘다람쥐 30%의 할애(割愛)‘ 혹은 ’다람쥐 30%의 비밀’이라고 보는 시선이다.

과거 우리의 산들은 대부분 처참한 민둥산이었다. 얼추 무차별 벌목이 원인을 제공했다. 그러다가 정부 차원의 대대적 산림정책에 힘입어 오늘날과 같이 ‘푸른 산 맑은 물’의 아름다운 나라가 되었다.

다람쥐의 30%의 할애처럼 가족과 이웃, 사회에 각각 10%씩의 사랑과 봉사, 나눔을 더 실천하는 올해가 되었으면 한다. 나부터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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