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경석 칼럼] 종착역은 출간의 출발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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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석 칼럼] 종착역은 출간의 출발역
  • 홍경석 기자
  • 승인 2023.12.28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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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력자 반드시 필요

종착역(終着驛)은 기차나 전차 따위가 마지막으로 도착하는 역이다. 따라서 ‘종착역’ 하면 왠지 그렇게 쓸쓸하고 때론 허무하기까지 하다는 뉘앙스를 풍긴다. 이런 맥락에서 지난 1991년에 발표한 김현식의 가요 <이별의 종착역>이 눈길을 끈다.

=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외로운 이 나그넷길 안개 깊은 새벽 나는 떠나간다 이별의 종착역 사람들은 오가는데 그이만은 왜 못 오나 푸른 달빛 아래 나는 눈물진다 이별의 종착역

아~ 언제나 이 가슴에 덮인 안개 활짝 개고 아~ 언제나 이 가슴에 밝은 해가 떠오르나 가도 가도 끝이 없는 고달픈 이 나그넷길 비바람이 분다 눈보라가 친다 이별의 종착역” =

그런데 우리네 인생에 있어서의 종착역은 어쩌면 사실 무시로 만나는 바람(風)과도 같다. 지난 1년 동안 매주 목요일마다 모 언론사에 집필했던 필자의 ‘사뿐사뿐 사자성어’가 오늘 자(12월 28일)로 종착역에 닿았다.

이는 ‘시작이 있으면 끝도 있는 게 인생’이라는 주장과 궤를 같이한다. 이 말은 많은 사람이 공감하는 말 중 하나일 것이다. 인생은 언제나 시작과 끝이 있고, 그사이에는 수많은 일들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시작은 언제나 두렵고 불안하지만, 끝은 반대로 아쉬움과 후회를 남기곤 한다. 하지만, 시작과 끝은 언제나 연결되어 있다. 시작이 있어야 끝이 있고, 끝이 있어야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모 언론사에 집필해 온 필자의 ‘사뿐사뿐 사자성어’는 책으로 만들어도 남을 만치의 넉넉한 분량이다. 그래서 이를 묶어 책으로 출간할 생각을 가지고 있다.

마침맞게 대전문화재단에서는 [2024 예술지원 공모사업]을 12월 27일부터 내년 1월 10일까지 진행한다. 여기의 ‘중견 예술인 지원’ 장르에 지원하여 출간 비용을 지원받고 싶은데 그러자면 조력자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동안 나는 단 한 번도 여기서 출간 지원의 혜택을 받아보지 못했다. 이런저런 관련 제출 서류가 너무나 복잡한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담당자가 대전시 콜센터(042-120) 상담사처럼 언제나 친절하게 알려주는 시스템도 기대하기 어려웠다.

아무튼 인생은 언제나 변화하고 발전한다. 따라서 시작과 끝을 두려워하지 않고, 그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도전하는 것이 중요하다. 끝이 있다고 해서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끝은 새로운 시작을 위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인생의 끝을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함은 물론이다. 종착역은 때로 이별과 재회라는 두 종류의 필모그래피(filmography)까지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에게 있어 그 재회(再會)의 화두는 출간(出刊)의 출발역(出發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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