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작가의 차(茶) 이야기 / 사무라이들이 발전시켜온 다도(茶道)
상태바
강작가의 차(茶) 이야기 / 사무라이들이 발전시켜온 다도(茶道)
  • 강신영
  • 승인 2023.09.20 22: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술이 있는 한국, 차(茶)가 있는 일본

한국의 술 문화가 깊게 뿌리내린 것처럼 일본에는 차 문화가 깊게 자리 잡고 있다. 특히 '다도'는 그 깊이가 더욱 깊다.

초기 차의 역사를 보면 중국이 그 발원지이지만, 이 차 문화는 삼국시대 후기부터 지리산 일대를 중심으로 한국에도 전해졌다. 전라남도 보성군과 경상남도 하동군의 녹차밭은 이를 증명하는 증거로 매년 5월이면 많은 관광객이 찾아온다.

1970-80년대 한국의 경제 발전과 함께 일본의 '다도'에 대한 관심도 커져갔다. 부산과 경남지역에서는 일본의 지상파 방송 전파를 수신할 수 있게 되었고, 이를 통해 일본의 다도 문화가 소개되었다. 

부산의 부유층들은 이 문화의 매력에 푹 빠져, 일본 전통의 다실에서 모임을 갖기 시작했다. 일부는 심지어 일본의상을 차려 입고 다실(茶室)을 설치하여 차를 즐기는 모임을 결성하기도 했다

'다도'를 중심으로 '쇼도', '카도' 등, 일본의 전통 문화에는 '도'(道)라는 글자가 빈번하게 등장한다. . 이 글자는 단순한 행위를 넘어서 깊은 의미와 가치를 가진 '길'을 상징한다. 그리하여 일본에서는 이를 '전통 3도'라고 부르며 국민들에게 그 중요성과 가치를 깊이 각인시키고 있다.

필자의 경험을 토대로 얘기하자면, 2010년경 오사카에서 일본인의 소개로 다도의 전문가를 만나게 되었다. 약 30분 동안 그는 다도의 전 과정을 세심하게 보여주었다.

먼저 차완(茶碗)을 따뜻한 물로 예열한후 예열한 차완의 물기를 닦아주었고 이어 차시(茶匙)를 이용해 말차를 차완에 담았다. 그리고 60도의 물을 소량 부은후 차선(茶筅)으로 말차를 살살 풀어주고 그 다음 80도의 물을 추가하고 결불(擊拂)할 준비를 했다. 다음은 손에 힘을 주어 차완을 고정시킨후 차선으로 거품을 만들었고 이윽고 한잔의 맑고 깨끗한 녹색빛깔의 말차가 완성되었다. 

그런데 말차를 그냥 마시는 것이 아니라 양갱 등 다과로 빈속을 달랜후 단정히 찻잔을 왼쪽으로 한바퀴 돌린후 세 번에 걸쳐 조금씩 음미하며 마시는 순서로 진행되었는데,매우 진지한 표정으로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진행되어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완성된 말차는 떫은맛이 없고 진한 녹차와 고소한 콩가루 같은 느낌이 들었고, 고소한 그 말차의 농도와 향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이렇게 보면 차 한 잔에 담긴 깊은 의미와 문화, 그리고 그것을 통해 전달되는 가치는 정말 대단하다. 일본의 차 문화는 단순히 음료를 즐기는 것 이상의 깊은 가치와 문화를 전하고 있다.

한국전통음식학술연구소 대표 강신영

한국전통음식학술연구소 대표 강신영
한국전통음식학술연구소 대표 강신영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