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심당 600억 매출 신화 왜 가능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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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심당 600억 매출 신화 왜 가능했을까?
  • 홍경석 시민기자
  • 승인 2022.07.11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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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지고 보면 우뚝한 자부심
성심당 본점
성심당 본점

 

나는 40년째 한밭을 사랑하며 지키고 있는 대전시민이다. ‘한밭’은 ‘대전’의 옛 이름이다. 그래서 지금도 한밭대학교, 한밭도서관, 한밭교육박물관, 한밭수목원, 한밭식당 등이 유명하다.

 

여기에 전국적 빵집인 ‘성심당’을 모르면 간첩이다. 대전의 명물이자 특식(特食)인 다양한 칼국수와 매운맛이 독특한 두부두루치기 또한 알지 못한다면 ‘준(準)간첩’이다.

 

‘전국 4대 빵집’ 중 한 곳으로 꼽히는 대전 성심당이 지난해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대인 63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한다. 대형 프랜차이즈를 제외하고 단일 베이커리 브랜드 매출이 600억 원을 넘은 것은 성심당이 처음이다.

 

대전시민으로서 여간 반갑고 대견한 게 아니었다. 얼마 전 [성심당 문화원]을 취재했다. 대전시 중구 은행동 소재 ‘성심당’ 본점 바로 앞에 위치한다. 거기서도 느꼈지만, 성심당이 있는 대전은 정말 대단한 행복도시라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그러면 성심당의 600억 매출 신화는 왜 가능했을까? 이걸 주관적으로 해석하자면 우선 성심당은 다른 빵집처럼 전국적 진출을 삼갔다는 점에 큰 점수를 주고자 한다.

 

일반적으로 광역(廣域)의 프랜차이즈를 꾀하게 되면 소비자(손님)들은 금세 식상함을 느끼는 게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 그게 그거고, 그 맛 또한 오십보백보(五十步百步)이기 때문이다. 희소성이 없다는 주장이다.

 

또한 (그럴 리야 없겠지만) 일부 프랜차이즈 업주와 점장의 입장에서 오늘 팔다 남은 빵이 아까워서 내일 다시 팔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그 매장이 문을 닫는 것은 기정사실이자. 시간문제다.

 

사람의 입처럼 간사한 게 또 어디 있을까. 1956년에 대전역 앞 찐빵 가게로 시작한 성심당은 자그마치 66년 동안 대전지역 매장만을 고집하고 있다. 이런 의지와 혜안, 그리고 착한 옹고집이 결국엔 역설적으로 소비자의 이목을 더욱 끌었고, 소비자의 충성도를 높여 ‘전국구 베이커리’로 우뚝 부상했다.

 

외지에 사는 지인을 만나러 갈 때 나는 반드시 성심당 빵을 산다. 그 빵을 선물하면 여간 고마워하지 않는다.

 

김탁구가 제빵왕이 되기 위해 성장해나가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에서 탁구(윤시윤)는 “누구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외친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세상을 하지만 유독 성심당에서는 마치 종교처럼 믿고 적극적으로 실천해왔다.

 

성심당에서는 그날 팔고 남은 빵은 몽땅 기증한다. 남은 빵 수량을 계산해 각종 복지단체나 새터민, 이주 노동자 단체 중에서 인원에 맞는 곳을 골라 기증한다. 적을 때는 하루 수백 개, 많을 때는 수천 개에 달한다.

 

매주 일요일에는 대전역 노숙자들에게도 전달한다고 한다. 내가 사는 지역에 이처럼 자랑스러운 기업이 있다는 것은 따지고 보면 우뚝한 자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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