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 장사 남편을 배신하지 않은 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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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 장사 남편을 배신하지 않은 아내
  • 홍경석 시민기자
  • 승인 2022.06.29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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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물이 제일일까?
외화 ‘쇼생크탈출’에서 주인공 앤디는 탈옥 후 축복의 비를 맞는다
외화 ‘쇼생크탈출’에서 주인공 앤디는 탈옥 후 축복의 비를 맞는다

 

= “물 좀 주소 물 좀 주이소 목마르요 물 좀 주이소 물은 사랑이요 나의 목을 간질며 놀리면서 밖에 보내네 ~” =

 

한대수가 1974년에 발표하여 히트한 가요 [물 좀 주소]이다. 장마가 소강상태를 보이면서 무더위가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날씨가 미쳤는지 사상 첫 ‘6월 열대야’까지 발생했다.

 

오늘도 더워서 그야말로 ‘죽는 줄’ 알았다. 더욱이 근무 장소가 비닐하우스 안이다 보니 체감온도는 상상을 초월한다. 냉수를 ‘줄줄이 사탕’으로 달고 견뎌야 한다. 온몸이 쑤시고 아픈 건 기본이다.

 

일종의 직업병이다. 직업병(職業病)은 어떤 특정 직업에 종사함으로써 근로조건이 원인이 되어 일어나는 질환을 의미한다. 그 직업에 종사하고 있으면 누구든지 이환될 가능성이 있는 점이 특색이다.

 

또한 작업 환경의 불비나 근로 과중이 겹쳐서 많은 경우엔 만성의 경과를 거쳐 발병한다. 그러므로 자신의 체력과 환경에 적합한 직업을 갖는 것이 참 중요하다. 아무튼 찜통더위였던 오늘도 비닐하우스에 들어가 화초(花草)와 꽃들에게 물을 주었다.

 

서두에 등장시킨 가요 [물 좀 주소]의 가사처럼 화초와 꽃들이 이구동성으로 “물 좀 주소!”를 합창했기 때문이다. 오후 2시 넘어서 소나기가 찾아왔다. 참 반가웠다! 일하다 말고 비닐하우스 밖으로 뛰쳐나갔다.

 

쏟아지는 빗줄기를 외화 [쇼생크 탈출]의 주인공 앤디가 탈옥 후 축복의 비를 맞는 기분으로 그렇게 만끽했다. 같이 일하는 여사님이 물었다. “비가 좋으세요?” “넵, 저는 비를 차라리 너무나 사랑합니다!”

 

그랬다. 과거 극빈(極貧)의 소년가장 시절엔 우산 장사도 했다. 비가 많이 오는 날엔 우산을 많이 팔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지금도 그런 정서적 향수(鄕愁)가 여전하기에 비를 즐기는 것이다.

가뭄에 시달리는 화초들에게 물을 흠뻑 줬다
가뭄에 시달리는 화초들에게 물을 흠뻑 줬다

 

하지만 오늘 내린 비는 ‘개갈 안 나는’ 비여서 시원함까지 선물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참고로 ‘개갈 안 난다’는 ‘시원찮다’의 충청도 방언이다. 사물이나 사람이 변변치 못하거나 어떤 일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때 이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

 

[물 좀 주소]가 이어진다. = “난 가겠소 난 가겠소 저 언덕 위로 넘어 가겠소 여행 도중에 처녀 만나본다면 난 살겠소 같이 살겠소 ~” = 이 노래의 가사가 내 마음을 저격한 것은 가사가 어쩜 그렇게 내 지난 삶과 흡사하기 때문이다.

 

아내를 만나 열애하던 당시엔 호텔리어(hotelier)로 일할 때였다. 당시엔 매일 숙박계를 담당 파출소에 들고 가서 경찰관의 확인을 받아야 했다. 그때 아내는 내가 든 우산 속으로 들어와 밀착하면서 함께 파출소까지 왕래했다.

 

그랬거늘 그 세월은 벌써 40년도 훨씬 더 지났으니 극구광음(白駒過隙)을 탓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하여간 가난뱅이 우산장사 출신 남편을 만났으되 배신하지 않고 41년째 잘 살아주고 있는 아내가 참 고맙다.

 

두 아이까지 주변에서 칭찬할 정도로 잘 길러주었기에 더욱 존경스럽다. 우리 몸의 70퍼센트는 물이다. 물은 아무 맛도 없고 열량도 없다. 그렇지만 매우 중요한 영양소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영양소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비타민, 무기질 이렇게 5대 영양소로 나뉜다. 여기에 물을 더해 ‘6대 영양소’로 이야기하기도 한다. 물은 또한 자연 상태의 물과 수돗물, 먹는 샘물, 먹는 염지하수, 먹는 해양심층수로 분류된다.

 

사람은 물 없이는 일주일도 못 넘기고 죽는다. 따라서 만날 물을 먹거나 주어야 한다. 사람에겐, 특히 아내(남편)에겐 사랑이 듬뿍 담긴 물이 제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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