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운 '시& 글이 있는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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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운 '시& 글이 있는 풍경'
  • 김기운 기자
  • 승인 2023.04.23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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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가 아닌 '방향'을 공유하는 우리들 이야기

『잘못된 신념이 빚을 키운다』

 

바빌로니아 사람들을 보면 순간의 기쁨을 얻고 고통을 피하는 일이 얼마나 강력하게 우리의 행동을 지배하는지 잘 이해할 수 있다. 고대 바빌로니아 사람들도 이미 소비를 위한 빚을 지며 살았다. 그 시대에도 오늘날 은행의 할아버지쯤 되는 돈을 빌려주는 사람들이 있었다.

경남원동 [순매원]
경남원동 [순매원]

 

이 바빌로니아의 대금업자들도 돈을 빌려줄 때 오늘날 은행처럼 똑같은 질문을 했다. "담보는 뭘로 하실건가요?" 돈을 빌리는 사람은 오늘날 우리가 흔히 이용하는 담보말고 또 다른것을 제공할 수 있었다. 그것은 자기자신이었다. 이런 방법으로 당시의 대금업은 크게 번창했다. 누구나 돈을 빌리 수 있는 확실한 담보를 가지고 있었으니까. 빚을 도저히 갚을 수 없는 사람은 노예가 되어 팔려갔다. 마치 오늘날 집이 경매에 부쳐지듯 말이다. 그리고 일단 노예가 되면 열의 아홉은 '길바닥'에서 생을 마쳤다.

경남원동 [순매원]
경남원동 [순매원]

 

헤로도투스 같은 그리스 고대 역사가들이 전하는 바에 의하면 도시 바빌로니아를 둘려싼 거대한 성벽은 고대 당시 7대 불가사의에 속했다고 한다. 나보홀라사르 시대에 증축된 성벽은 높이가 50m, 길이가 18km나 되었고, 너비는 말 여섯마리가 나란히 달릴 수 있는 규모 였다고 한다. 물론 이런 성벽은 모두 노예들에 의해 건설되었다. 그일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상상이 되는가?  태양이 무자비하게 내리쬐는 뙤약볕 아래서 벽돌을 나르던 노예들의 평균 생존 기간이 3년에 불과했다니 말이다. 흥미로운 것은 성벽에서 일하는 노예의 2/3가 전쟁에서 패해 노예가 된 사람들이 아니라 빚 때문에 자유를 잃은 바빌로니아 사람들 이었다는 사실이다.

경남원동 [순매원]
경남원동 [순매원]

 

이렇게 되면 당연히 의문이 생긴다. 도대체 이 사람들은 얼마나 어리석길래 어떻게 자기자신을 담보로 빚을 얻어 쓸 수 있었냐는 점이다. 대답은 간단하다. 그것은 인간의 뇌가 당장 기쁨을 누리고 당장 고통을 피하려 하기 때문이다. 노예로 전락함으로써 맞게되는 미래의 더 큰 고통과 자유의 상실보다 '지금당장'이 더 큰 비중을 갖는 것이다. 말하자면 우리의 분석적 이성이 별 소용이 없다는 얘기다.

경남원동 [순매원]
경남원동 [순매원]

 

♤출처: 보도새퍼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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