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과 결의 촉지적 어울림 ‘신용덕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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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과 결의 촉지적 어울림 ‘신용덕 개인전’
  • 홍경석 시민기자
  • 승인 2023.05.20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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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이 표현할 수 있는 압권의 작품들 화려

 

‘선(線)과 결의 촉지적 어울림’을 모티프로 한 [신용덕 개인전]이 5월 17일부터 5월 26일까지 대전광역시 중구 중교로 56(대흥동 418-1) <대전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촉지적(haptic)이라는 말은 그리스어로 만진(touch)다는 뜻의 합테스타이(haptesthai)에서 유래한 것으로, 피부가 물체 표면에 닿았을 때 느끼는 촉감(tactile feedback)과 관절과 근육의 움직임이 방해받을 때 느껴지는 근 감각적인 힘(kinesthetic force)이라는 두 가지가 결합하면서 발생하는 경험의 한 종류이다.

 

2차원의 표면을 만지는 촉각의 작용이 자극을 평평하지 않은 다른 느낌으로 인지하게 하는 이러한 감각은 촉각적 교감으로 시작하지만, 종국에는 시각적 이미지라는 ‘상(像, image)을 형성하는데, 이때 우리는 가상의 실재감이라는 모순적인 경험을 하게 된다.

이와 같은 작용을 신용덕 작가는 가장 전형적인 재료인 캔버스와 물감에만 의존하는 독특한 작업 방식으로 산출한다.

 

물감을 붓에 묻혀 캔버스에 발라 색으로 면을 만드는 방식 이외에 주사기에 물감을 담아 짜내거나 흘리기도 하고, 물감의 점성을 이용하여 캔버스에 댄 붓을 천천히 떼어내면서 물감이 부분적으로 딸려 나오게 하는 등 다채로운 색만큼이나 다양한 질감을 만들어 낸다.

이 지점에서 화가의 그리기는 매우 노동집약적인 작업이 되고 동시에 행위의 흔적들이 물질의 중첩과 시간의 지연 같은 이질적인 것들을 접합시키는 묘한 어우러짐을 이루게 한다.

 

손을 뻗어 만지고 싶을 정도의 생생한 물성으로 가득 찬 작품의 표면은 다채색이라고밖에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화려한 색의 향연, 물감의 텍스처와 함께 지붕의 골격을 연상시키는 붓질과 기와 선들이 만들어 내는 결들이 어우러진 입체적인 풍경이 되고 있다.

신용덕 작가의 그림은 전통적 모티브를 통한 시각적 인식을 넘어 색으로써 촉지적으로 경험되는 두텁고 거칠고 견고한 실물이 된다.

 

이로써 작가는 그림이란 어떤 것을 대신하는 이미지(像)가 아니라 현전하는 실체(實體)이며, 화가는 그것을 가장 처음 알아채는 존재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신용덕(慎鏞德) 작가는 단국대학교 대학원 조형예술학과 졸업의 미술학 박사이며 서울, 대전, 미국 등지에서 개인전을 22회나 가진 명불허전의 화가이다.

 

한국미술대전 초대작가, 대전광역시미술대전 초대작가이며 한국미술협회, 대전미술협회, 단국대학교 동문전, 미로회, 한국미술진흥원 연구원 초대작가이자 한남대학교, 배재대학교 강사를 역임했다.

신용덕 작가만이 표현할 수 있는 압권의 작품들이 <대전갤러리>를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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