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책] 엄마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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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 엄마 생각
  • 홍경석 시민기자
  • 승인 2023.05.20 13: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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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내 엄마여서 행복했어요!”

 

= "엄마의 딸이라서, 엄마가 내 엄마여서 고맙고 행복했어요" 나는 이런 말을 하지 못하고 엄마를 보내드린 것에 대해 아직도 후회가 되고 눈물이 나곤 한다. 엄마는 언제나 내가 하는 일에 헤아릴 수 없이 기뻐하며 믿어주셨다.

내가 남편을 만났을 때 엄마는 병원에서 힘든 상황이셨지만 "엄마, 어때?"하고 물으니, "좋아! 내 맘에 쏙 들어. 나는 오늘 죽어도 원 없어!"라고 기뻐해 주셨다. 나는 내 남편이 좋기도 하지만 자식인 딸을 하늘같이, 당신의 목숨이 죽어도 좋을 만큼 믿어주시는 엄마의 믿음에 저절로 미소가 나오며, 가슴에 평안이 오면서 자신감이 생겼다. (중략)

엄마는 '섬김의 삶'을 사셨다. 엄마는 거지도 섬기고, 자식도 섬기고, 손님도 섬기셨다. 그리고 엄마는 사람에 대한 차별이 도통 없으셨다. 문득 엄마의 '사람 섬김'에 대한 한 가지 에피소드가 떠오른다.

옛날 시골에서 엄마는 종갓집 종부로서 어른들 모시고 살 때, 지나는 거지가 집에 들어와서 3일 동안 머무르고 간 적이 있다. 그때 엄마는 하루 3번 밥상 차려서 사랑채에 머무는 거지에게 대접했다.

거지가 떠난 후 한동안 잊고 있었는데 어느 날 다시 그 거지가 엄마를 찾아와서 하는 말이 "사모님, 지난번엔 신세를 많이 졌습니다. 너무 고마웠습니다. 제 형편은 어려우나 사모님 은혜를 잊을 수 없어서 오늘 이 성냥을 선물로 가져왔습니다. 앞으로 사모님 부자 되세요" 하고는 떠났다 한다. 물론 그때 엄마도 잊고 있던 거지의 성냥 한 통에 큰 감동을 받으신 모양이다. (후략)“ =

[속리산 비로산장 주인 김은숙의 그림 이야기 - 엄마생각] 프롤로그에 실린 글이다. 저자가 엄마를 얼마나 사랑했고 그리워하는지를 여실히 발견할 수 있다.

도서출판 여름에서 펴낸 이 책의 P.11에 <엄마 생각>이 실렸다. = “엄마의 딸이라서, 엄마가 내 엄마여서, 고맙고 행복했어요.” = 이 글을 보면서 필자는 경험해 보지 못한 엄마와 모정을 떠올려 봤다.

도저히 불가능했다. 개인사적 애환이지만 필자의 어머니는 필자가 핏덩이였을 때 영영 사라졌기 때문이다.

어쨌든 절경을 자랑하는 속리산 비로산장 주인 김은숙의 그림 이야기가 입권의 글과 함께 주옥같은 작품이 듬뿍 담긴 책이어서 자못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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