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경석 칼럼]욕은 부메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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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석 칼럼]욕은 부메랑이다
  • 홍경석 시민기자
  • 승인 2023.03.29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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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은 재앙을 불러들이는 문
떨어진 꽃잎은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다
떨어진 꽃잎은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다

 

사람이 이 세상을 살면서 조심해야 할 건 많다. 그중 압도적인 게 경거망동(輕擧妄動)과 안하무인(眼下無人)이다.

방심위 광고소위는 3월 28일 회의에서 상품 판매 방송에서 출연자 정윤정 씨가 부적절한 언어를 사용해 문제가 된 현대홈쇼핑 방송 제작진 의견 진술을 들은 후 경고와 관계자 징계를 함께 의결했다.

방심위는 방송 내용의 문제의 심각성에 따라 '문제없음', 행정지도 단계인 '의견제시'와 '권고', 법정 제재인 '주의', '경고', '프로그램 정정·수정·중지나 관계자 징계', '과징금'으로 구분된다고 한다.

법정 제재부터는 방송사 재허가와 재승인 시 감점 사유가 된다는 점에서 중징계로 분류된다. 정윤정 씨는 지난 1월 28일 캐롤프랑크럭쳐링 크림 판매 방송을 진행하던 중 판매하는 화장품이 정해진 방송 시간을 채우지 못하고 매진되자 방송을 조기 종료할 수 없다며 짜증을 내며 "XX"이라는 욕설을 했다.

정윤정 씨는 "뒤에 여행 방송은 일찍 못 받아요. 여행 상품은 딱 정해진 시간만큼만 방송하거든요. 이씨~ 왜 또 여행이야"라고 말했다. 이에 다른 쇼핑호스트가 "어쩔 수가 없었어요"라고 말하자 "XX"라고 욕을 하면서 "나, 놀러 가려 했는데"라면서 자신의 기분을 여과 없이 분출했다.

녹화방송이었다면 그녀의 욕설을 여과했으련만 생방송 중에 그처럼 시청자들에게 욕설을 했다는 것은 그녀의 경거망동과 안하무인을 동시에 ‘선보인’ 셈이다. 그래서 우스개로 하는 말인데 한문으로도 욕은 얼마든지 표현할 수 있다.

먼저 시벌로마(施罰勞馬)가 있다. 이어 족가지마(足家之馬)와 족가고인내(足家苦人內)도 간과하기 어렵다. 어주구리(漁走九里)는 또 어떠한가.

자신이 돈을 ‘억수로’ 벌고 있는 홈쇼핑 방송에서 대놓고 욕을 퍼부은 쇼핑호스트 정윤정 씨는 이제야 뉘우치고 있겠지만 대저 하나를 보면 열을 아는 법이다. 그게 바로 문일지십(聞一知十)이다.

말과 연관된 사자성어도 많다. 감언이설(甘言利說)은 달콤한 말과 이로운 이야기라는 뜻으로 남의 비위에 맞도록 남을 꾀하는 말이다.

교언영색(巧言令色)은 말을 교묘하게 하고 얼굴빛을 꾸민다는 뜻으로 남의 환심을 사기 위해 하는 말과 얼굴빛을 뜻한다. 지록위마(指鹿爲馬)는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한다는 뜻으로 사실이 아닌 것을 강압으로 인정하게 함을 일컫는다.

이러한 것들만 보아도 입은 재앙을 불러들이는 문이 된다는 뜻으로 말조심하라고 경계하는 뜻을 지닌 구화지문(口禍之門)은 항상 마음에 담고 생활하는 것이 상책이다. 욕은 부메랑이다. 언제 되돌아와서 내 몸을 벨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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