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자식이거늘
새벽부터 일어난 울 아버지
또 논에 나가신다
올해만 벌써 열 번째
아직도 일흔여덟 번이나 남았다
논에서 저 벼가 자라 쌀로 변하자면
농부의 손길과 정성이 여든여덟 번이나 필요하다
아버지는 그래서 온종일 논에서 사신다
보릿고개 험한 세월 굶주림이 한이 되어
자식들만큼은 안 굶기려 치열하게 사셨다
덕분에 우리 자식들 대학 나오고 직장도 안착했다
이젠 건강 좀 생각해서 쉬시고 놀러만 다니세요
하지만 아버지에겐 언제나 우이독경(牛耳讀經)
아니다 저 논은 너희들처럼 똑같은 자식이거늘 어찌 허투루 대접할 거냐
옹고집 아버지 발길 내일도 식전부터 부산할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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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내기#아버지#식전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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