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안내] 인문 고사성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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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안내] 인문 고사성어
  • 홍경석 시민기자
  • 승인 2022.06.30 19: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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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성어는 글쓰기의 영근 씨앗이자 삶의 길잡이
신간 ‘인문 고사성어’
신간 ‘인문 고사성어’

 

초미의 관심을 모았던 조유나 양 일가족 실종 사건이 ‘혹시나?’를 넘어 ‘역시나!’로 드러났다. 전남 완도군 신지면 송곡선착장 방파제로부터 80m 지점 가두리 양식장 아래에서 실종된 조유나 양 일가족의 승용차가 인양되었다.

 

이에 따라 조유나 양의 부모가 완도로 여행을 떠나기 전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글을 인터넷에 올렸다는 정황이 드러났다는 우려가 고스란히 실로 안타까운 현실로 투영되었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성인인 조유나 양 부모는 차치하더라도 애먼 자신까지 동행 자살로 몰고 가는 거친 세파의 파도 앞에서 조유나 양은 정말 얼마나 무서웠을까! 삼가 명복을 빌면서 이 사건을 보면서 ‘웃을 땐 열이 웃고 울 때는 혼자 운다’는 구절이 떠올라 마음이 천근 이상 무거웠다.

 

신간 [고사와 인문이 만나다 - 인문 고사성어] (저자 신동열 & 출간 말그릇)의 <간담상조> 편 P.15에 등장한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어려울 때 다가가는 친구가 참 친구다. 하지만 현실은 과연 그럴까?

 

염량세태(炎涼世態)의 의미처럼 세력이 있을 때는 아첨하여 따르지만, 세력이 없어지면 푸대접하는 세상인심은 친구라고 해도 별반 다를 바 없다. 조유나 양의 부모에게도 진정 어려울 때 친구들이 다가와서 용기를 북돋아 주고 도움까지 줬더라면 저처럼 극단적 선택은 결코 없었을 것이었다.

 

[인문 고사성어]는 자타공인 ‘사자성어의 달인’으로 통하는 저자가 쓴 역작이다. 먼저 글의 차례부터 눈에 확 들어온다.

 

제1장 ‘ㄱ~ㄴ’은 가렴주구(苛斂誅求)에서 누란지위(累卵之危)까지를, 제2장 ‘ㄷ~ㅁ’에서는 다기망양(多岐亡羊)부터 미생지신(尾生之信)까지 오붓하게 담았다. 이어 제3장 ‘ㅂ~ㅅ’에서는 반구제기(反求諸己)부터 신상필벌(信賞必罰)까지, 제4장 ‘ㅇ’편에서는 안빈낙도(安貧樂道)를 시작으로 일취월장(日就月將)까지가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대단원의 초입인 제5장은 자포자기(自暴自棄)로부터 후생가외(後生可畏)까지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다. 우리는 평소 알게 모르게 고사성어를 자주 사용한다. 그러면 왜 고사성어를 배워야 하고 알아야 할까.

 

고사성어(故事成語)는 옛이야기에서 유래한, 한자로 이루어진 말이다. 우리에게 살아가는 지혜를 깨우쳐주고 험한 세상을 걸어가는 처세를 알려준다. 그뿐인가, 우정과 배신 등 인간의 두 얼굴을 비춰주는가 하면 권력을 두고 벌어지는 권모술수의 민낯까지 보여준다.

 

따라서 고사성어는 시대를 초월한 삶의 길잡이자 횃불이 아닐 수 없다. 또한 글쓰기의 영근 씨앗이자 오늘을 벼리는 날선 도구로도 손색이 없다. 이 책은 고사(故事)와 인문(人文)이 만나 세상을 걷는 지혜를 들려준다.

 

인문에 관심이 많은 30년 신문기자의 동서양 철학적 사유가 고사성어 곳곳에 녹아 있어 눈까지 호사를 누린다. 중국의 역사는 물론 유가(儒家), 도가(道家), 법가(法家) 등 제자백가(諸子百家)의 인물과 생각이 글 행간에 이해하기 쉽게 끼어 있어 중국 사상의 문턱까지 가뿐히 넘어간다.

 

신간 [고사와 인문이 만나다 - 인문 고사성어]에 수록된 고사성어는 저자가 한국경제신문이 발행하는 청소년 논술·경제신문〈생글생글(생각하기와 글쓰기)〉에 연재하고 있는 글을 수정하고 보완한 것이다. 일화와 설명을 곁들여 읽는 재미를 더했다.

 

특히 고사성어 말미마다 생각을 키워줄 문구를 덧붙여 사유를 넓히고 글쓰기에도 도움을 주고자 한 것은 여느 고사성어 책들과 확연히 구별된다. 신문기자를 지내면서 세 권의 책을 쓰고 두 권을 시집을 낸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고사성어 네 글자를 펼치면 한 편의 시가 되고 한 권의 책이 된다고 강조한다.

 

저자가 고사성어 곳곳에 생각을 스미게 한 것도 이런 체험적 소신이 깔려 있다. 저자인 신동열 작가는 고려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한국경제신문에서 30년 넘게 기자 생활을 했다.

 

한국경제TV에서〈오늘 한국경제〉를 진행하고, KBS라디오〈세상의 모든 지식〉등의 프로에도 출연했다. 인문에 관심이 많아 서울 도봉구청이 주관한 인문학 강좌에서 장자莊子를 강의했다. 여러 중고등학교에서 글쓰기를 강의했고, 현재 경기도 ‘찾아가는 인문학 강사다.

 

2017년 ’다시올문학‘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저서로는 《굿바이 논리야》, 《내 인생 10년 후》,《구겨진 마음 펴기》와 시집 《하루》, 《독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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