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궁이/최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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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궁이/최용호
  • 유수진 기자
  • 승인 2022.01.27 11: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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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궁이

 

최용호

 

자근자근

마음 말리는

빗소리

 

그을음 눅눅한

누룽지

부엌에

 

끼니 끊는

타다타닥

염빛 소리

 

바랜 사진 한 장 어머니

 

 

계간 <시마> 6(2020년 겨울호)

 

그랬나 봅니다. 아궁이 속에서 들려오던 그 소리가 마음을 말리는 소리였나 봅니다.

 

아궁이를 흐르던 소리, 타닥타닥 타다닥, 할머니가, 어머니가 마음을 말리던 그 소리가 아궁이를 나와 부엌으로, 부엌을 나와 마당으로, 마당을 흘러 열린 대문 밖으로...

 

그랬습니다. 아궁이 속에서 들려오던 그 소리가 마음을 말리는 소리였습니다.

 

타닥타닥 타다닥, 소리가 아궁이를 흐르면 그예 누룽지가 생겼습니다.

 

타닥타닥 타다닥, 마음을 말리면 구수한 누룽지가 생깁니다. -유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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