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소리 / 김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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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소리 / 김미희
  • 이도훈
  • 승인 2022.01.01 11: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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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김선하 작가
사진 김선하 작가

 

 

 

 

 

 

 

 

 

 

풍경 소리 


김 미 희

 


바람 없이는
그 무엇도 울지 못한다는데
풍경이 운다
뒤꼍 배롱나무 가지 끝에 매달린
온몸이 운다
빛을 쫓다 허기져 돌아와
방구석에 처박힌 걸레처럼
갈래갈래 나누인 기억의 몸짓에
아직 무게를 갖지 못한 시어로
몸짓을 바꿔가며 돌아눕는 밤
다 비워져
비로소 가벼워진 무심의 빈속이 운다
가슴은 이렇게 바람 없이도
댕그랑 댕그랑
그대
닿지 못하는 울음을 울고 있다

 

                                             - 계간 시마(제7호, 2020.3)

김미희 
<미주문학> 등단. 시집 『눈물을 수선하다』(2016 세종도서 문학나눔 선정) 『자오선을 지날 때는 몸살을 앓는다』 
<편운문학상>, <윤동주서시해외작가상>, <성호문학상> 본상 수상
<KTN> 신문에 ‘김미희 시인의 영혼을 위한 세탁소’를 연재하고 있으며 연극배우로 미주에서 활동

김선하 
사진작가, 화가, 칼럼니스트. 사진 개인전 2회
<달라스 한인신문>에 사진 칼럼 『사람이 있는 풍경』과 『삶의 파노라마』를 10년째 연재 중
이민자의 희로애락을 사진과 글로 담는 휴머니스트

 

 

2022년 임인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연말연시 한파가 거세게 몰아쳐서 거리가 꽁꽁 얼어버렸습니다.

불 꺼진 상가나 음악이 흘러나오지 않는 거리

모두가 어스름한 어둠으로 덮여있어 마음이 더 춥습니다.

어디선가 나를 향한 풍경소리가 들리는 것 같습니다.

가만 귀 기울이면 들을 수 있을 겁니다.

또 내 마음에서 나오는 나의 소리에도 귀 기울여 보세요.

나와 내 주위를 살피는 한 해가 되길 바랍니다.

-이도훈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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